2021년 11월 헷지펀드, 매크로 투자계의 전설 레이 달리오는 역작「원칙」에 이어서 「변화하는 세계질서」를 출간했다. 출간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등극했고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책 내용을 요약하여 동영상으로 만들었고, 유튜브에서도 볼 수 있다. 오늘은 레이 달리오와 책의 내용에 대해서 소개한다.
저자 소개 : 투자의 전설 레이 달리오
주식 투자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인 레이 달리오(Ray Dalio). 레이 달리오는 투자계의 거장이자 브리지워터 사(Bridgewater Associates)를 설립하여 180조를 운용하는 전설적인 헷지펀드 매니저이다. 달리오는 거시경제의 흐름을 읽고 투자하는 매크로 투자자로 세계와 각 국가의 경제는 일정한 사이클을 가지고 흥망성쇠를 거듭한다는 생각으로 이를 응용하여 투자한다. 1971년 8월 15일 금요일, 미국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TV 방송에 나와 금본위제 폐지를 선언한다. 더 이상 미국의 달러를 금으로 교환해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전까지 원래 명목화폐는 금의 차용증서에 불과했다. 달러를 가지고 은행에 가면 금으로 바꿀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세계 어디서든 '돈'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금이 달러의 가치를 보증해주었던 것이다. 그런데 더 이상 달러를 금으로 교환해주지 않겠다는 것은 사실상의 달러화 디폴트 선언과 같았다. 이에 TV를 보던 레이 달리오는 월요일에 증시가 폭락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증시는 호황이었고 그는 충격에 빠진다. 그래서 역사의 비슷한 사례를 연구하게 되었는데, 연구를 하다 보니 본인의 실수를 깨닫게 되었다. 바로 역사는 반복되지만, 역사 공부를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때부터 연구를 시작하여 역사 속에서 세계질서에는 빅 사이클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고, 이를 투자에 접목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21년 11월 출간된 이 책은 레이 달리오가 여태까지 연구했던 내용들을 바탕으로 다양한 지표를 활용해서 현재의 패권국인 미국 상황을 분석한 결과물이다. 즉, 과거의 역사를 통해서 미국과 세계질서의 미래를 전망한다.
책 내용 : 부상하는 중국 그리고 미국에 전하는 경고
역사 속에서 수많은 제국들이 흥망성쇠를 거듭했다. 최근 500년만 돌아보면 대항해시대를 열어 수많은 식민지를 건설했던 스페인, 해군력을 바탕으로 무역과 상업으로 세계를 주름잡았던 네덜란드,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을 건설했던 영국, 2차례의 세계대전 이후 현대의 명실상부한 패권국가로 자리 잡은 미국이 이 제국들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제국들에게는 힘의 사이클이 있었는데, 이를 '빅 사이클'이라고 한다. 사람이 성장기-성인기-노년기의 사이클을 거치듯이 역사 속에서 패권국가도 부상-절정-쇠퇴를 거치는 것이다. 빅사이클을 좀 더 세부적으로 나누면 총 6단계가 있다. 그 6단계는 ① 탄생, ② 시스템&제도 확립, ③ 평화와 번영, ④ 과다부채와 빈부격차 확대, ⑤ 금융 악화와 갈등, ⑥ 혁명과 내란 발생이다. 기존의 패권국과 떠오르는 강대국이 충돌을 하게 되고 다시 새로운 질서가 확립되어 1단계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패권국인 미국은 이 빅 사이클의 어디쯤 와있을까, 그리고 새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은 어디쯤 와 있으며 향후 세계 질서는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물음을 던질 수 있다. 사람의 건강을 진단하는 지표가 여러 가지가 있는 것처럼 국가의 힘을 진단하는 척도로 레이 달리오는 8가지를 제시한다. 교육, 창의력과 기술혁신, 금융시장에서의 경쟁력, 기축 통화의 지위, 군사력 등이다. 이 8가지 지표로 봤을 때, 현재 미국은 4단계와 5단계 사이 혹은 5단계를 지나고 있다. 빈부격차는 점점 확대되어 가고 있으며, 달러를 찍어내도 부채는 줄어들지 않고, 정치적인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반면, 중국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으며, 달러 보유량도 늘어나고, 동아시아에서 정치적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군사력을 제외하고는 미국과 견주어 볼 만한 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머지않아 미국이라는 제국은 패권을 중국에게 넘겨주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레이 달리오는 그것이 필연적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사람이 건강검진을 받아서 치료를 받고 운동을 하면 건강한 삶을 지속할 수 있는 것처럼, 미국도 본인이 내린 처방을 바탕으로 현실을 자각하고 쓰는 것보다 더 벌고, 서로 잘해주고, 국가 지도자들이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준다면 제국의 생명력이 연장될 수 있다고 한다.
우리의 현실과 비판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서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세계 정치의 핫이슈다.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생각하는 중국과 대만을 포기하면 미국 중심의 헤게모니가 흔들릴 것을 우려하는 미국이기 때문에 둘 다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서로 상대방의 레드라인(Red line)을 건드리게 되면 무력 충돌이 발생할 수 있고, 국제사회는 큰 지각변동을 겪을 수 있다. 레이 달리오를 포함한 많은 학자들이 예상했던 부분이다. 대만 갈등 사례에서 보듯이 레이 달리오는 책을 통해서 미국 사회에 경고하고 싶은 것이다. 세계 패권의 빅사이클에서 미국은 이제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고 중국은 부상하고 있으니 정치적, 경제적 갈등을 멈추고 미국의 부흥을 위해 노력해보자고. 레이 달리오가 중국을 과하게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기는 하다. 중국의 빈부격차, 공산당 중심의 정치체제 등 내부적으로 안정된 사회 질서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부분도 있고,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간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미국 사회가 건재한 것은 아니며, 성찰할 부분이 많다. 여태까지 미국은 러시아, 일본처럼 본인들의 패권에 도전한 나라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고 승리했다. 과연 이번에도 그럴 수 있을까?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미국의 시대였는데, 설마 미국이 당하겠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미국이 부상하고 영국이 쇠락하던 시기에 영국인들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내 투자는 미국의 기술력과 금융시장에 대한 낙관론을 전제로 하고 있기에 레이 달리오가 보내는 경고를 미국인이 아닌 한국인이라고 해서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대만과 우크라이나 등 글로벌 뉴스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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